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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어쩌다 어른

어쩌다 어른
  • 저자이영희
  • 출판사스윙밴드
  • 출판년2017-08-29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8-08-31)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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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은 원대하고 마음은 이미 대업을 이루고도 남았으나, 본디 사주가 게을러 성공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는 저자의 일상+대중문화 찬양 에세이다. 저자는 2012년 6월부터 2014년 3월까지 1년 10개월간, 신문 지면에 '이영희의 사소한 취향' 칼럼을 연재했다. 주로 심각하지 않은 책이나 만화, 드라마, 영화, 노래 등을 소재로 하여 가벼운 일상 이야기를 녹여낸 칼럼이었는데, 기자가 갖춰야 할 객관과 중립의 미덕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에 뜬금없는 만화나 뜬금없는 아이돌을 언급하며 기자의 편파적 취향과 주관적 유머코드를 마구 투척한 글들이었다. 그리고 바로 그런 이유로 독자들은 그녀의 칼럼을 "사랑했다." 이 책은 그 가운데 작가와,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매우 열렬했던) 독자들이 애정한 글들을 추려내고, 여기에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새롭게 덧붙여 쓴 것이다.





    “이 책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다. 일희일비로 점철된 삶 속에서도 유난히 반짝였던 순간, 현실을 잊고 빠져들었던 매혹의 대상들이다. 좋아하는 것들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시간, 나만 아는 기쁨을 점점 늘려가는 삶, 그것만으로도 썩 괜찮아 보인다. 그것들이 분명 어쩌다 어른이 된 나와, 그리고 당신에게, 돌연한 슬픔과 맞서는 두둑한 맷집이 되어주리라 믿으며, 그렇게 삶은 계속된다.”



    『어쩌다 어른』은 꿈은 원대하고 마음은 이미 대업을 이루고도 남았으나, “본디 사주가 게을러” 성공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는 저자의 ‘일상+대중문화’ 찬양 에세이다. 저자는 2012년 6월부터 2014년 3월까지 1년 10개월간, 신문 지면에 이영희의 사소한 취향 칼럼을 연재했다. 주로 심각하지 않은 책이나 만화, 드라마, 영화, 노래 등을 소재로 하여 가벼운 일상 이야기를 녹여낸 칼럼이었는데, 기자가 갖춰야 할 ‘객관’과 ‘중립’의 미덕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에 뜬금없는 만화나 뜬금없는 아이돌을 언급하며 기자의 ‘편파적 취향’과 ‘주관적 유머코드’를 마구 투척한 글들이었다. 그리고 바로 그런 이유로 독자들은 그녀의 칼럼을 “사랑했다.” 이 책은 그 가운데 작가와,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매우 열렬했던) 독자들이 애정한 글들을 추려내고, 여기에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새롭게 덧붙여 쓴 것이다.



    이토록 사랑스러운 생활의 찌질함

    작가는 인생을 살다보면 갑이든 을이든 남의 병풍 노릇을 해야 할 때도 있음을 알고, 좋아하는 일보단 잘할 수 있는 일에서 나름의 의미를 찾아내 즐기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어른이지만, 만화와 드라마 없이 보내는 주말은 상상할 수 없고, 좋아하는 아이돌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서라면 주저 없이 일본행 항공권을 구입하는 철없는 소녀의 마음도 여전하다. 주말에 혼자 김밥천국에서 끼니를 해결하며, 인간은 왜 삼시 세 끼를 챙겨먹어야 하는 존재인가를 고뇌하지만, 건어물녀란 단어가 생기기도 전부터 건어물녀의 삶을 살아온 싱글의 내공으로 외친다. “이렇게 계속 살면 또 어떤가. 누군가의 행복을 방해하거나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잖아.”

    또는 귀의 두께가 습자지 수준으로 얇아서 홈쇼핑 채널을 켜고 채 5분이 지나지 않아 결제정보를 전송하는 심약한 마음을 가졌으되, 어차피 인생이 뭐가 들어 있는지 알 수 없는 후쿠부쿠로(복주머니) 같은 거 아니겠냐는 대인배의 정신으로 작가는 말한다. “친구야, 인생에서 하는 어떤 선택이든 홈쇼핑과 비슷하지 않니. 필요한 것 같아서, 나한테 맞는 것 같아서 시작했지만, 맘에 쏙 드는 신나는 일들만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잖아. 운명적 만남이라고 확신하며 시작한 연애가 운명의 장난이었음을 깨달으며 막을 내리는 경우도 허다하고 말이야.”

    그래서일 것이다. 철지난 영화 대사나 암울하기 그지없는 이별 노래의 한 대목을 인용하는데도 그녀의 글이 우리들 마음에 쏙쏙 와 박히는 이유는. 느껴본 적이 없어서 행복이 뭔지 도무지 모르겠고, 박수칠 때 떠나라는 데 박수받을 일이 없으니 당췌 떠날 때를 알 수 없고, 원한 적도 없는 레이스를 죽자 사자 뛰고 있는 우리의 허전한 마음을 그녀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세상과 인생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은커녕, 하루치의 일과를 무사히 끝내기에도 버거운 우리에게 그녀의 글은 작지만 훈훈한 위로가 되어준다.



    초절정 자기비하로 완성된 초특급 웃음폭탄

    『어쩌다 어른』은 언제나 외면받고 소외당하던 우리들 마음속의 어두운 그늘에 집중조명을 비췄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자학과 자책과 후회의 미덕을 이처럼 긍정적으로 재해석한 경우도 드물지 싶다. 자학의 미학을 완성한 에세이라 말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흥미로운 점은, 절망과 실패와 좌절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데 시종일관 독자를 웃겨준다는 사실이다. (혹은 독자를 웃겨주려는 작가의 고군분투가 무척 인상적이라고나 할까.)

    스스로를 웃음 마니아라 자처하는 작가는 학창 시절엔 웃기는 재능을 타고난 옆 반 반장을 제일 부러워했으며, 유머 감각이 발군인 스모 선수를 좋아한 적도 있고, 단지 유머를 안다는 이유로 미국 대통령 (아들) 부시에게도 호감을 가졌었다. 사람들을 매혹하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매력 중 딱 하나만 고르라면, 단언컨대 ‘웃음’이라고 말하는 그녀. 왜 이렇게 웃음에 집착하는가.

    “세상은 자주, 내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하루는 고되고, 희망은 흐릿하다. 이런 일상, 사소한 취향과 실없는 농담이 우리를 구원한다고, 나는 믿는다.”

    그렇다. 작가는 아는 것이다. 오랜만에 소개팅에 나갔는데 상대 남자에게 “왜 연애를 하고 싶으세요?”라는 질문을 받은 주말에, 아직 아무것도 이룬 게 없는데 어느새 어른이라 불리는 나이가 되어버린 걸 깨닫고 당혹스러운 밤에, 열심히 한다고 해왔는데 아무래도 삶에 지고 말 것 같은 힘겨운 날에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대신 우울과 절망의 수렁에서 맘껏 허우적거리는 게 낫다는 것을. 왜냐하면 “자학이란 세상과 맞붙어 싸우기에는 힘이 모자란 이들의 한발 앞선 포기 선언이자, (자신의) 한계를 직시하며, 그럼에도 더 나은 자신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기로 결심한 ‘진짜 어른’들의 놀이”기 때문이다.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언제나 중심에서 한 발짝 벗어나 있는 우리에게 작가는 경험에서 우러난 노하우를 공개한다. 마음속 어둠이 언젠가 나만의 빛이 되리라는 긍정적 마인드로, 자뻑보단 자학이 훨씬 더 재밌다는 것을 아는 성숙한 자세로, 지난 일을 후회하는 밤과 후회하는 자신을 증오하는 밤들을 한껏 즐겨보자. 그렇게 슬픔의 밑바닥까지 충실히 파헤치다보면, 어느 순간 그 속에서조차 웃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그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마주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겨난다고. “하여, 나는 앞으로 조금 더 깨알같이, 조금 더 참신하게, 능력이 허락하는 한 부지런히 자학하며 살기로 결심한다. 나를 바닥까지 사정없이 팽개치고 나면, 그런 나 자신을 쳐다보며 웃노라면, 주섬주섬 일어날 힘도 생겨나겠지. 뭐 어쩌겠어. 아님 말고.”



    응답하라 빠순이 파워

    이 책 전체에서 작가를 한마디로 요약한 문장을 고르라면 이것이다. “고백하련다. 옛 소개팅 남(男)의 말씀을 빌리자면, 나는 남자들의 혐오대상 1순위라는 ‘삼십대 빠순이’였다(과거형을 쓴 것은 이제 사십대 빠순이를 향해 가고 있기 때문)” 그랬다. 저자가 이토록 다양한 가수와 아이돌과 배우와 만화와 드라마와 노래에 관한 글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었던 이유는 경력 20년의 베테랑 ‘덕후’기 때문이다. 중딩 때부터 팬질을 일삼아온 이력을 스스럼없이 밝히는 그녀는 심지어 “기자가 된 건 8할이 팬심”이라고까지 말한다.

    좋아하는 연예인을 보며 암울한 사춘기 시절을 지나온 것까지야 그렇다 쳐도, 어른이라 불리는 나이가 되어서도 여전히 무언가에 쉽게 빠져들고 매혹당하는 것은 일종의 능력이 틀림없다. 대체 이런 능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추측컨대, 그녀가 옷걸이 하나로도 누군가와 사랑에 빠질 수 있는 공감능력의 소유자이며, 작은 일에도 세상이 끝날 듯 절망했다가 기분 좋은 문자메시지 하나 받으면 금세 우주라도 얻은 양 기분이 둥둥 떠오르는 일희일비의 대가이기 때문 아닐까.

    작가가 말하는 ‘팬질’의 최대 장점은 이거다. 누구에게 폐 끼치지 않고 혼자서도 즐거울 수 있다. 맘만 먹으면 언제든 아주 작은 일에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 “휴休덕은 있어도 탈脫덕은 없”으니, 같이 나이 들어가는 별이 있다면 평생의 동지를 얻은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웃음’이 우리를 구원하리란 희망으로, 절망과 자학과 후회의 밑바닥에서 유머를 찾아내는 발군의 감각으로, 패배를 인정하고도 계속 살아가자고 굳게 결심해봐도 도무지 기운이 나지 않을 땐, 그저 좋아하는 것들(연예인이든 만화책이든)에 몰두해보시라고 작가는 권한다. 그런 빠져듦 속에서 어쩌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에너지를 한 움큼쯤 건져올릴 수도 있으니까. “잉여로움의 결정체 같던 그 시간이 거꾸로 살아 있다는 생생한 느낌을 갖게 해준 건 신비로운 일이다. 나는 특별히 잘나지도 못나지도 않았으며, 이 세상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 같은 건 물론 아니지만, 여기에서 두 발을 땅에 번갈아 디디며 씩씩하게 걷고 있다, 어쩔 테냐, 라는 당당한 기분.”

    친한 친구의 일기를 훔쳐보듯, 인생의 몇몇 지점들에서 작가가 마주한 고민들과, 누구나 공감할 만한 1인분의 역사가 담긴 『어쩌다 어른』은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아마 내일도) ‘할걸’과 ‘하지 말걸’ 사이에서 헤매는 서툰 어른들에게, 결코 완벽한 인생은 없으니 “그냥, 이렇게 지내도 괜찮다”고 다독인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사소한 취향과 실없는 농담이 대부분이지만, 그럼에도 읽다보면 슬며시 웃음이 배어나온다. 그리고 ‘어쩌다 어른’이 되느라 움츠러들었던 마음이 펴지고 세상을 향해 한 발 내디뎌볼 용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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